SAP코리아, 클라우드 ERP 고성장…온프레미스 축소 가속
(왼쪽부터) 신은영 SAP 코리아 대표와 크리스찬 클라인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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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SAP코리아가 클라우드 중심의 글로벌 전략을 성공적으로 이행하며, 지난해 실적이 성장세를 기록했다. 전통적인 온프레미스(구축형) 소프트웨어 매출은 감소했지만 클라우드 매출이 급증하면서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와 IT 투자 감소 추세 속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18일 SAP코리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약 20% 증가한 5748억원을 기록했다. 클라우드 수익은 2196억원으로 전년(1270억원)보다 약 72.8% 급증했다. 반면 기존 온프레미스 방식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수익은 약 18% 감소한 397억원으로 나타났다. 지원 수익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전체 온프레미스 수익은 2739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줄었다.
AP코리아는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 부문에서 고객 확대를 이루며 전체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회사는 최근 몇 년간 온프레미스 ERP에서 클라우드 ERP로의 전환을 강하게 추진 중이다. 온프레미스 ERP에 대한 유지보수 종료 시점을 공식적으로 예고한 가운데 클라우드 부문 매출 증가는 국내 기업들 역시 클라우드 전환 흐름에 동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작년 SAP코리아 영업이익은 251억원으로 전년(88억원) 대비 약 183% 증가했고 당기순이익 역시 187억원으로 150% 넘게 늘었다. 다만 이 같은 수익성 개선엔 일부 착시도 존재한다. SAP코리아는 2023년 순이익이 74억원에 불과했지만 본사에 200억원 배당금을 송금한 반면, 2024년엔 150억원 배당이 확정됐지만 보고서 작성 시점까지는 실제 지급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일부에선 실제 송금액 기준으로 보면 2023년이 더 많은 ‘성과’를 낸 해였다는 인식도 있다.
SAP는 클라우드 전환 성과를 기반으로 AI 및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크리스찬 클라인 SAP CEO는 최근 방한해 ERP 데이터를 외부 데이터와 통합해 분석하는 ‘SAP 비즈니스 데이터 클라우드(BDC)’와 AI 코파일럿 ‘쥴(Joule)’을 양대 전략 축으로 소개했다.
SAP는 지난 2월 데이터 전문기업 데이터브릭스와 협업해 ERP 데이터를 ‘레이크하우스’ 환경에서 분석할 수 있도록 했고, BDC 한국 도입을 위해 서울 데이터센터 증설도 예고했다. 클라인 CEO는 “BDC는 출시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미 6억달러(한화 약 8800억원) 상당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고 성과를 강조했다.
SAP는 AI 코파일럿 ‘쥴’ 한국어 지원도 시작했다. 쥴은 SAP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전반에 연동돼 업무 흐름을 자동화하고,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국내 기업들이 클라우드 ERP로 전환 후 AI 기반 업무 혁신을 쉽게 도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AP는 삼성SDS와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공공·금융·방산 등 규제가 엄격한 산업군에도 클라우드 ERP 및 AI 자동화를 확산할 계획이다. 클라인 CEO는 “한국은 클라우드 전환 속도가 빠르고 AI 도입에 적극적인 시장”이라며 “삼성전자, LG전자 등과 협력해 한국 기업들 디지털 전환을 더욱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SAP코리아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SAP가 정말로 클라우드 중심으로 전략을 바꿨다는 게 확실히 느껴진다.
예전에는 기업들이 SAP 시스템을 내부 서버에 설치해서 직접 관리했는데, 이제는 아예 인터넷(클라우드) 기반으로 SAP를 쓰는 기업이 빠르게 늘고 있다. 그 결과가 수치로도 명확하다.
작년 SAP코리아의 클라우드 매출은 2196억 원, 전년보다 약 73%나 올랐다. 반면 기존의 설치형 소프트웨어 매출은 18% 감소했다. SAP 입장에서도 이제 클라우드가 ‘부가 서비스’가 아니라 핵심 사업이 된 것이다.
이와 함께 SAP는 AI 기능도 본격적으로 밀고 있다. ERP 안에서 챗봇처럼 질문에 답해주는 AI ‘쥴(Joule)’을 도입했고, 외부 데이터랑 SAP 데이터를 합쳐서 분석할 수 있는 ‘BDC’ 같은 기능도 새롭게 발표했다. SAP는 “이런 흐름을 통해 6억 달러(약 880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 기회가 생겼다”고 말하고 있다.
예전에는 내가 ABAP 개발자로 일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게 내부 트랜잭션의 성능이나 커스터마이징 기능 추가였다. 예를 들어, FI 모듈에서 전표 생성 프로그램을 개선하거나, MM 모듈에서 입고 처리 화면을 커스터마이징하는 작업이 많았다.
하지만 SAP가 클라우드 중심 전략으로 바뀌면서, 앞으로는 BTP(Business Technology Platform) 위에서 돌아가는 개발, 예를 들어 Fiori 앱 개발, OData API 연결, 클라우드에서 돌아가는 이벤트 기반 처리가 훨씬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단적인 예로, 예전에는 SAP GUI 화면에서 버튼 누르면 처리되던 일을, 이제는 브라우저 기반 Fiori 앱으로 바꾸고 여기에 AI 추천 기능이 들어가기도 한다. 가령, 구매 담당자가 발주 요청을 넣을 때, 이전 기록을 학습한 AI가 “이 자재는 지난달에도 발주됐습니다. 같은 공급처를 선택하시겠습니까?” 하고 자동으로 추천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
이런 흐름에서 ABAP 개발자도 단순한 ‘내부 개선자’가 아니라, 업무 흐름을 전체적으로 설계하고 사용자 입장에서 편리한 시스템을 고민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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